연일 한파로 출퇴근길이 힘겨운 때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는 길에 악기 연주와 시낭송, 노래가 들린다면 어떨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천시가 주최하고 부천생활문화협동조합이 주관한 ‘아듀 2017 스노우콘서트’가 12월 12일부터 시작되었다. 지난 14일 저녁, 부천시청역에서의 공연을 취재하였다.

▲ 만돌린앙상블

첫 연주팀은 ‘만돌린앙상블’로 이맘때에 들을 법한 ‘오 거룩한 밤’과 가사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등을 연주했다. 추운 날이라 연주가 쉽지 않았음에도 만돌린과 기타의 어울림이 잔잔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역 개찰구로 나오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춰 연주를 감상했다. 한 어린 아이는 가볍게 춤을 추듯 흥겨워했다. 무엇보다 만돌린 연주 감상의 기회가 흔하지 않아 더욱 관심을 끌었다.

▲ 복사골시낭송예술협회

두 번째 팀은 시낭송에 극적 요소를 더하며 퍼포먼스를 보여준 ‘복사골시낭송예술협회’였다. 마치 성우 같은 낭송가들의 시 뿐만 아니라 시낭송을 배운 지 오래 되지 않은 이들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시의 울림이 시선을 끌었다. 이해인 수녀의 ‘꽃마음으로 오십시오’와 이기철의 ‘내가 바라는 세상’은 시 구절만으로도 감동이었다. 인근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귀가하려던 한 시민은 양손 가득 짐을 들었음에도 멈춰 서서 사뭇 진지하게 시를 감상했다.

▲ 시나브로밴드

마지막 팀은 시나브로밴드로 기타와 키보드 연주에 노래까지 더해 흥을 돋우었다. 권진원의 ‘살다보면’과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문세의 ‘빗속에서’ 등 많은 이들이 아는 곡으로, 움츠렸던 몸을 움직여 리듬을 타게 했다. 마지막 곡이 끝나자 자리에 있던 시민들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손을 꺼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기자 역시 다양한 공연을 감상하면서 모든 연주팀에 박수를 보냈다. 손이 얼어 취재 메모 조차 쉽지 않았는데, 악기 연주에 노래도 하고 무대 의상까지 갖춰 시낭송과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 ‘아듀 2017 스노우콘서트’ 의 남은 일정

매서운 추위로 잠시 보고 자리를 뜨는 이들도 있었지만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 내내 함께한 이도 있었다. 지인과의 약속이 있어 근처에 왔다가 우연히 공연을 보게 됐다는 한 시민은 음악을 좋아해 끝까지 공연을 봤는데, 의자가 마련되었다면 좀 더 많은 시민들이 편하게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을 주었다. ‘아듀 2017 스노우콘서트’는 25일까지 7호선 지하철역에서 저녁(6:30~7:30)에 진행된다. 퇴근길 잠시 멈춰 공연 관람자가 되어 보거나 인근에 볼일이 있다면 들러 감상해보자. 분주하고 냉랭했던 마음에 은은한 온기를 지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