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문을 연 후 맨 처음으로 물건을 팔거나, 또는 거기서 얻은 소득을 ‘마수걸이’라고 한다. 이 마수걸이는 장사를 하는 분들에게 하루의 영업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마수도 하지 못했는데 물건을 바꾸거나, 환불을 해가는 것은 지금도 장사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꺼림칙하게 여기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하루의 ‘첫 매상’을 차곡히 모아 다달이 기부를 하는 가게들이 있다. 바로 부천희망재단에서 선정한 ‘첫손님가게’들이다. 2016년에 김해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첫손님가게’를 벤치마킹해 부천에서 시작된 첫손님가게는 ‘카페 마드레’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6호점에 이르고 있다.

▲ 첫손님가게 1호점 '카페 마드레'내부

▲ 첫손님가게 5호점 '깊은실' 외부모습

이 가게들의 가장 큰 목적은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소비를 통해 기부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특별히 기부를 위해 더 돈을 내는 것도 아니고 내가 산 커피와 식사 금액 만큼이 소비자의 이름으로 기부되는 것이다. 첫손님에게는 기부증을 작성해야하는 번거로움에 그치지만 월 최소 3만 원에서 최대 30만 원까지라는 상하한선이 있음에도 첫 손님이 결제하는 금액을 고스란히 기부한다는 것은 업주의 입장에서 쉽지만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첫손님가게’를 신청하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고 하니 ‘기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물론 그 역할에 공감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반가운 현상일 것이다.

▲ 첫손님가게 6호점 '길로마중' 외부모습

첫손님가게는 부천희망재단을 통해 접수된 희망 가게를 주부평가단과 대학생평가단으로부터 맛, 청결, 서비스, 품질을 인정받아야 첫손님가게로 지정이 가능하다. 단순한 기부만이 아니라 맛과 청결, 서비스까지 안 봐도 첫손님가게면 믿을 수 있다는 신뢰와 객관성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부천희망재단은 이곳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소상공인들 지원과 지역상권 활성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업에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다.

▲ '첫손님가게' 첫 손님이 작성하는 기부증

2011년에 창립된 경기도 최초의 민간주도 지역재단인 부천희망재단은 건강한 기부문화 활성화와 더불어 사는 건강한 공동체, 다음세대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익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 보조금 없이 5천 명이 넘는 후원자들의 힘으로 운영되는 이 재단은 저소득층을 위한 희망 리어카 사업, 가출 청소년을 위한 청개구리 밥차 지원, 부천시 공무원의 64%가 참여하는 월급 끝전 모으기 운동, 희망 저금통모금 등의 사업을 진행해 부천시의 기부 문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부천시민 1%가 매달 1만 원씩 기부하면 연간 10억이 모인다고 한다. 커피 한 잔과 한 끼 식사로, 영화 한편으로 소용 가치를 다하는 액수이지만 모이면 내가 사는 지역과 공동체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작지만 큰 거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첫손님가게로 기꺼이 가서 멋진 소비, 멋진 기부의 문화에 참가해 보자. 나도 내가 쓰는 일상의 소비로 충분히 기부할 수 있다!

첫손님가게 신청 및 문의 : 부천희망재단 321-9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