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무슬림(Muslim)들은 이중고에 시달린다. 우리 사회에서 이슬람 종교자체에 대한 인식도 인식이지만, 그들의 문화를 누릴 곳을 찾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슬람은 세계의 종교 중 기독교(33.4%)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신자(22.4%)를 가진 종교이다. 이슬람이란 말은 ‘절대 순종 한다’는 뜻이며, 이슬람 신도를 가리키는 무슬림이라는 용어는 ‘절대 순종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종교에 순응하면서 종교=생활의 삶을 살아가는 무슬림들에게 있어 우리 나라의 설날, 추석과 같은 명절이 '이둘 피트르(eidul fitr)'이다. 이 '이둘 피트르(eidul fitr)' 축제가 지난 2일 부천시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열렸다. 이슬람력으로 라마단이 진행되는 9월이 지나고 10월 첫 날부터 시작되는 이 명절은 라마단 단식을 끝내고 맞이하는 축제의 날이다.

부천이주민지원센터가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아, 인도네시아 이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이 행사는 부천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이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존중 받고, 더불어 모국에 대한 그리움을 풀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두 무바라크'라는 덕담으로 만나는 사람 서로에게 안부를 전하며, 꾸란 낭송으로 축제는 시작되었다. 라마단의 힘든 시간을 끝낸 기쁨을 누리는 시간이기에 두 나라의 전통 춤과 노래와 그리움이 이둘 피트르 축제시간 내내 가득했다.

무슬림들은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의 급진 이슬람 세력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테러의 영향으로 이슬람 포비아, 반무슬림의 분위기 속에서 비이슬람국가에서 거주하는 사실 자체 하나만으로도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한국사회는 이슬람의 테러에 노출된 적이 없지만 이들을 향하는 시선이 가히 우호적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사회의 전체 이주민의 수 2백만 명 중 무슬림은 25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우리 사회 내에서 그들의 종교에 대한 이해도는 많이 떨어진다. 세계 4대 종교 중 2번째를 차지하는 종교지만 기독교와 불교문화에 익숙한 한국사회에서 이슬람교와 힌두교의 문화는 아직까지 이질적이며 낯설기까지 하다. 그러나 한국사회가 국가적 정책으로 내걸고 있는 ‘다문화사회’의 다문화 범주에는 여러 종교에 대한 문화까지도 당연히 포용되는 개념이다.

“집에서 저만 라마단 지켰어요. 남편은 그런 저를 매년 신기하게 봐요. 그래도 저는 집에만 있어서 괜찮은데 힘든 일 하러 다니는 친구들은 라마단 기간 동안 회사에서 똑같이 일 시키고, 기도도 못 드리게 하니깐 많이 힘들어해요.” 이둘 피트르 축제를 위해 일부러 부천을 찾은 한국생활 13년째의 무슬림인 리마(인도네시아)의 말이다.

부천은 주민등록 인구대비 이주민이 4%(출입국·외국인 정책 통계월보, 2016년 11월 기준)에 이르는 다문화도시이다. 특히 약 25개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이 이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도당동, 춘의동 등 강남시장 일대와 원미시장 일대, 약대, 삼정동의 신흥시장 일대 등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다문화사회를 위해 타문화에 대한 관심과 접근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과연 우리 사회가 한국사회에 익숙하지 않은 종교들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지를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이슬람권 나라들에 대한 이해는 종교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부천이주민지원센터에서는 부천시 이주민들의 건강한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 교육문화 활동, 한국어 교실, 컴퓨터 교실, 세계이해 교육, 문화 탐방, 다문화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문화를 한국사회에 알리기 위해 미얀마 띤잔축제와 틸러가무니 축제, 일본 달축제, 베트남 독립기념문화행사, 캄보디아 쫄츠남, 태국의 러이 끄라통, 중국 춘절 등의 각국 공동체행사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