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나 신체적인 발달에서 나이만큼 발달하지 않은 상태, 우리는 이를 ‘발달장애’라 부른다. 단지 나이만큼 발달하지 않았을 뿐인데 우리사회가 이들을 보는 눈은 결코 따뜻하다고 할 수는 없다. 발달되지 못한 갭보다 더 큰 마음의 갭이 장애와 비장애 사이에 놓여있는 것이다.

▲ 통예나 도예작가 식구들

부천에 이런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도예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더불어 함께함을 꿈꾸는 통합예술나눔터(통예나)가 있다. 이 통예나는 발달장애 청소년을 위한 도예교육과 다양한 통합예술교육을 진행하는 작은 공방이다. 롯데백화점 뒤쪽에 위치한 이 공방에서 전문도예작가 3명, 후원작가 1명과 발달장애작가 4명이 같이 활동을 하고 있다.

▲ 통예나에서 활동중인 '흙수다' 발달장애 작가들

“고강동 복지관에서 미술치료수업으로 장애 아동들이랑 도자기 수업을 한 인연이 10년 너머 이어지는 거에요. 그 아이들이 지금 청년이 되었어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는 직업교육이 단순히 부품을 끼우고 조우는 그런 교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마음이 아팠고 아이들도 그런 교육에 불만이 많았었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도자기를 통한 다른 사회적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이호정(공동대표, 중동)씨가 통예나를 시작하게 된 동기이다.

이렇게 2013년 만들어진 통예나는 공예와 소통하는 놀이를 접목하여 사회 여러 계층 간의 단절된 관계를 연결하고자 한다. 통예나에서 활동하는 발달장애 청소년 작가들(일명 흙수다)은 도예작업을 통해 부천에서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작품준비와 행사진행뿐만 아니라 다른 행사에 초대 받기도 하며 지역행사 참가, 워크숍 진행으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고 있는 것이다. 흙을 통해 세상과 통하고 있는 것이다.

▲ 2017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의 하나로 열린 ‘다르니까 가치다’ 도예전 모습

또한 이 흙수다 작가들은 전국 장애인 도예 공모전에서 2014년부터 연속 3년 동안 입상을 하고 있다. 전문도예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것이다. 통예나는 2017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부천문화재단 주관)의 하나로 열린 ‘다르니까 가치다’ 도예전을 5월 22일부터 6월 3일까지 대안공간 아트포럼 리에서 열었다. 통예나의 두 번째 도예전이기도 한 이 도예전은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 속에서 열렸으며 작품 판매수입의 30%는 참여작가들의 뜻에 의해 부천희망재단에 기부되었다.

▲ 2017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의 하나로 열린 ‘다르니까 가치다’ 도예전 모습

미셸 푸코는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기준이 사회적,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장애와 비장애의 기준 또한 헤게모니를 가진 비장애인들 중심의 일방적인 선긋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와 틀리지 않다. 조금 다를 뿐이다.

통예나 032-655-4106

복사골기자  정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