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이면 초등학생 작은아이 챙기고 장애를 갖고 있는 큰 아이 학교까지 바래다주고 출근 준비하느라 한창 바쁠 시간, 오늘은 모처럼 휴가도 내고 여유롭게 멋도 부려본다.

우영춘씨(54세. 원미1동)는 고교1년, 초등3년 두 딸을 갖고 있는 한부모다. 본인은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에도 제대로 다닌 기억이 없다. 그런 그가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 노력’하여 온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게 되었다.

지난 5월 10일 부천시 중동부근에서 1억1천5백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습득하고 곧바로 인근 지구대를 찾아가 습득물 신고를 한 것. 당시 경찰관으로부터 습득물 취득자는 법적으로 습득금액의 10%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설명 들었으나, 소식을 듣고 달려온 수표의 주인이 전세자금으로 사용하려 했던 것이었음을 알고 주인에게 무사히 돌아간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한 우영춘씨가 사례금을 포기하기로 했다.

우영춘씨는 현재 부천나눔지역자활센터(센터장 박동옥)에서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사는 형편이 그리 넉넉한 편이 못된다. 설령 형편이 넉넉한 편이었다 하더라도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을 법도 한데 “처음부터 내 돈이 아니었고, 그런 것에 욕심 부리면 사는 게 더 힘들다.”며 욕심 없이 평범하게 사는 것이 마음 편하고 좋다고 말한다.

감사장 전달식이 있던 날, 부천원미경찰서 양회철 지구대장은 “언젠가 길에서 10만원을 주워 가져온 적도 있었는데 보통은 큰 금액이 아니면 욕심을 낼만도 하고, 지금 사례금만해도 적은 금액이 아닌데 마다하는 걸보니 천성이 선한 사람임에 틀림없다.”며 경찰서를 찾는 일이 꼭 억울한 일이 아니고 아름다운 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아파트 소화물 택배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우영춘 씨에게는 고민이 하나있다. 딸 둘을 키우고 있는 아빠로서 올해 고등학생이 된 큰 딸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 너무 적다는 사실이다. 지적장애 3급인 딸은 학교 특수반 수업을 마치면 동네에 있는 공부방에서 어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아빠가 퇴근을 해서야 귀가를 할 수 있어 또래 아이들과의 사귐이나 사회활동이 적고, 우영춘 씨 역시 그 나이에 감당해야 할 여자 아이들에 대한 정보나 기타 상식이 적어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의 연락이 절실하다.

사업단을 담당하고 있는 이정무 사회복지사는 “자만하지 않고 타고난 성실성으로 자활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해 동료간에도 신뢰받는다.”며 혹시라도 어느날 배송을 온 택배기사가 우영춘씨 임을 알게 되는 날 서로 반가운 인사라도 나눌 수 있는 그런 지역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복사골기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