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多재多능 회원들 지역사회 공연 모습

2016년 한국의 체류외국인은 외국인 통계작성 이후 최초로 2백만 명을 돌파하였다(출입국 통계 2016년 12월 기준). 바야흐로 전체인구의 4%가 이주민인 시대인 것이다. 한국에서의 이주민의 역사는 유럽과 미국과는 다르다. 정착이주가 주를 이루는 서구사회에 비해 한국은 노동이주와 결혼이주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중 결혼이주는 1990년대 이후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현재 한국사회에서 결혼이주자들의 수는 30만 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국사회에서의 안전하고 건강한 정착일 것이다.

이런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서로 간의 지지체계를 형성하고 한국사회의 적응을 돕는 독특한 문화적응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춤 동아리 '多재多능'이다. 기존의 결혼이주여성 지원프로그램이 한글교실, 한국문화교실 등 한국문화 '동화'에 포커스를 맞춘 프로그램이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자신들 모국의 춤을 추고 배우면서 한국에서의 적응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사뭇 다르다.

▲ 多재多능 회원들 연습 모습

삼정복지회관에 매주 토요일 11시면 10명 정도의 결혼이주여성들이 모인다. 필자가 방문한 날은 '연화삼월'이라는 노래에 맞춰 이들이 치파오를 입은 듯 부채를 들고 춤을 추고 있었다. 그들 또한 그들의 나라에서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을 그들의 춤을 낯선 이국땅에서 울 듯이 온 몸으로 토해내고 있는 것 같았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연습이 무척 진지하다. 춤의 대형과 동선, 손가락 끝 동작까지 상의하고 연습과 연습으로 이어진 시간이었다.

▲ 多재多능 회원들 지역사회 공연 모습

결혼 2년차부터 15년차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결혼이주여성들이 '多재多능'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그들의 춤을 연출하고 지역사회에 그들의 문화를 알리고 있다. 단순히 모여서 연습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작은 행사무대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한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잘 몰랐던 중국 춤도 배우고 친구들 언니들까지 만나서 좋아요. 한국생활 어려운 거 여기서 이야기해서 좋아요." 작년 8월부터 동아리에 참가하고 있는 창싼싼(중국, 34)의 소감이다. 물설고 낯선 남편의 나라에 와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겪어 보지 못한 이들이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인내와 답답함, 눈물의 시간을 뜻하리라. 이들이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무조건 동화되어 살아가기 보다는 모국의 문화를 잊지 않고 이 땅에서 전수해가는 당당한 또 하나의 한국인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춤 동아리 多재多능은 현재 새로운 결혼이주여성 회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삼정복지회관 323-3162(김현주 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