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655-1995’

▲ 부천FC 엠블럼

이 전화번호는 이번에 프로리그에 진출한 축구단의 연락처다. 여기에 전화를 걸면 씩씩한 목소리의 청년이 이렇게 인사한다. “안녕하십니까. 부천FC1995입니다.”부천FC1995(이하 부천FC)에게 이 네 개의 숫자는 각별하다. 이 숫자는 부천FC을 응원하는 서포터즈가 태어난 해인 1995년을 의미한다. 부천SK가 제주로 연고를 이전한 뒤 다시 부천에 축구팀을 일으켜 세운 주인공 또한 서포터즈이다.

부천FC1995가 대표 전화번호로 1995번을 쓴다는 것은 그들이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시민의 손으로 부활한 축구팀임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그동안 흘린 눈물과 땀을 소중히 하고 있다는 뜻이다.

2007년 12월 창단 후 부천FC의 지난 시간은 험난함 그 자체였다. 기형적인 한국의 프로스포츠의 구조상 대기업의 자금지원 없이 프로팀을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프로선수의 급료, 훈련비 등 1년에 몇 억 이상 들어가는 팀 운영비 전체를 스스로 마련해야하기 때문이다.

그 불가능을 부천FC의 사람들은 돌파했다. 비용 문제로 경기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운영진은 보수를 포기하고, 서포터즈는 주머니를 털고 재능을 기부하며 부천FC를 지켜왔고 성장시켜왔다. 그 결과 지난해 챌린저스 컵 3위 등의 성적을 거두었고, 구단 운영도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런 희생과 눈물이 결실이 맺었다. 2013년 부천FC가 드디어 K리그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올해 부천FC의 K리그 대장정의 시작을 알리는 출정식이 오는 16일 부천시청 어울마당(대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출정식은 올 시즌 부천FC의 슬로건 ‘BUCHEON IS BACK, 부천에 프로축구가 돌아왔다’를 주제로 준비된다.

행사 콘셉트는 영화제 개막식. 초청된 손님은 영화 같은 스토리를 가진 부천FC의 주인공으로 레드카펫을 밟고 계단을 올라 마스코트와 포토타임을 갖고 입장한다. 행사장 입구에는 부천FC 2013년 시즌권을 판매와 시민공모주 청약신청 부스도 함께 마련된다.

이 자리에서 부천FC 공식 유니폼이 공개되고, 붉은악마의 모태가 된 헤르메스 서포터즈의 열띤 응원도 펼쳐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출정식은 부천FC의 걸어온 길 영상 상영과 부천 필코러스의 축하 공연으로 시작하여 구단주 김만수 시장의 인사, 정해준 대표이사의 구단 경과보고, 선수단 인사, 구단 마스코트 소개 등이 진행된다. 축구팬과 시민들은 별도의 신청 없이 참석할 수 있다.

한편, 출정식에 참석한 손님에게 2013 부천FC시즌권, 상품권, 축구용품, 사인볼 등이 경품으로 제공된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부천 FC는 지난 2006년 연고 이전이라는 큰 상처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 이 자리까지 서게 되었다. 곽경근 감독과 31명의 전사들이 올해 큰일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시민 여러분께서 주식도 사주시고, 시즌권도 구입해주셔서 시민구단 부천FC의 주인으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