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시 원미구 심곡1동 김여옥(우), 이천배(좌) 게릴라 대원

시간당 16mm의 비가 내린 23일 11시, 호미와 삽을 들고 우비를 입고 꽃을 심는 부천시 원미구 심곡1동 김여옥(45), 이천배(59) 게릴라 대원을 만났다.

은밀하게 도시를 꽃으로 점령하는 이유는 뭘까? 김여옥 씨의 이야기다. “심곡1동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 중이라 게릴라가드닝 도시농부원정대를 듣고 왔다. 은밀하게 진행해서 위대하게 남기는 취지가 참 좋다. 아쉬움이 있다면 오늘 심은 꽃이 토레니아라는 외국 꽃인데, 우리 토종꽃을 심었으면 더 좋았겠다. ”고 김여옥 씨가 말했다.

이천배 씨가 호미로 흙을 파고 김여옥 씨는 삽으로 꽃을 심는다. 또 하나의 버려진 땅이 순식간에 꽃으로 ‘점령’됐다.

이천배 씨는 “김여옥 씨가 시흥에서 텃밭 농사를 한다는데 역시 전문가라 다르다. 심곡1동에 돌아가 곳곳의 버려진 땅에 몰래 꽃을 심어 ‘누가 심었을까’하며 주민들이 궁금해 하고 함께 즐길 수 있게 하고 싶다”

▲ 시청 어린이집 앞 화단

23일, ‘총 대신 꽃으로 싸운다’는 구호를 외치는 게릴라가드닝이 부천시 원미구 이마로(부천시의회 옆 상가길)를 점령했다.

게릴라 가드닝(Guerrilla gardening)은 버려졌거나 누구도 돌보지 않는 땅을 가꾸는 일이다. ‘총 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를 모토로 한다. 그 곳을 사용할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실천하기도 한다. 게릴라 가드너는 땅에 작물을 심거나 그 구역을 아름답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식물을 심는다. 이러한 실천은 땅을 땅답게 사용한다는 것의 의미, 즉 토지 소유권에 대한 재인식을 유도함으로써 방치된 땅을 되찾고 그 땅에 새로운 목적을 부여한다.(위키백과 제공)

부천시는 23일 ‘시민과 함께하는 게릴라가드닝 - 도시농부원정대(가칭) 출정식’을 갖고 꽃으로 이마로를 공략하는 게릴라가드닝을 실시했다. 부천시 가톨릭대 도시농부 동아리 농락(농사짓는 즐거움)회원과 관심이 있는 시민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 시청 어린이집 앞 화단 하트형 게릴라가드닝

출정식 후 게릴라 가드너의 부천시 의회 옆 이마로 상가,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 나무 밑, 시청 어린이집 앞 화단, 부천시청 농구장 주변 등에 토레니아와 팬타스 각 1200여 그루를 심는 ‘공략’이 이루어졌다.

공략 대상지는 잦은 대형 행사로 시민이 밟아서 단단하게 다져진 정원수 아래, 농구 경기하는 학생들로 밟혀진 농구장 옆 화단, 관리되지 않는 상가 내 가로수 보호시설, 어린이들이 드나드는 어린이집 입구로 띠자형, 하트형, 원형 등 다양한 형태로 꽃을 심었다.

부천시는 향후 시민중심의 게릴라가드닝 모임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도록 지원한다. 식재 대상지, 꽃모종 선정, 식재일 등 정보를 공유하는 시민 주도의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모임으로 이어져 활성화 되도록 할 예정이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내 땅 네 땅을 가리지 말고 가꿔 버려진 공간에 새생명을 불어넣자. 은밀하게 그러나 결과는 위대하게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부천시 원도심지원과 남궁현 과장은 “게릴라가드닝은 2004년 영국에서 리처드 레이놀즈라는 사람이 어둠을 틈타 아파트 앞 공터에 꽃을 심는 것으로 시작해 네 살배기 가드너에서 91세의 가드너까지 30개국 7만여 명이 활동한다”고 말했다.

부천시 원도심지원과 마을만들기팀 정희남 팀장은 “이마로 가로수 보호시설과 시청 잔디광장 주변 등 시행 초기는 공유지를 우선으로 점차 사유지까지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게릴라가드닝 도시농부원정대(가칭) 출발

[원도심지원과 마을만들기팀 032-625-3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