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의 '즐거운 책놀이' 모습

건강한 마을 공동체는 살고 싶은 부천, 건강한 부천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필수과목이다. 최근 부천에서 일어났던 아동학대와 같은 끔찍한 사건들도 마을공동체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지적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주민들 스스로 우리 마을을 행복하게 만들어 가고자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기는 ‘부천시 행복한 마을 만들기' 주민공모사업은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사업이다.

▲ 아이들의 '즐거운 책놀이' 모습

여기에 도당동 마을엄마들이 도전을 했다. 문화회관, 복지회관, 도서관도 없는 문화의 소외지역인 '아랫도당동’의 엄마들이 그들의 힘으로 행복한 마을만들기에 도전을 한 것이다. 이 지역은 부천에서도 특별한 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신흥초등학교’는 다문화가정학생이 전체 학생 중 10%를 차지하고 있고, 강남시장을 비롯한 근방의 거리에서 쉽게 이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부천에서 가장 다문화된 지역인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 지역을 특성을 잘 살려 엄마들이 ‘이웃집 새 친구’라는 프로그램을 공모해 씨앗사업으로 선정이 된 것이다.

중국, 일본, 태국, 몽골, 필리핀, 파키스탄, 베트남, 캄보디아 출신의 이주민 어머니들을 포함하여 여러 어머님들이 신흥초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읽기를 통한 ‘즐거운 책놀이’를 진행했다. 어머님들도 함께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일부를 ‘고전읽기’로 진행하였으며, 주말에는 음식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내 주위에서 만나는 이주민들과 같이 어울리고 그들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점에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참여 어머님들에게도 유익한 시간들이었다.

▲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하는 '음식나눔' 모습

3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10월까지 진행되었으며 지난 29일 마지막 종강식을 가졌다. 이날 수료식과 더불어 그동안 열심히 수업에 참가한 아이들의 작품이 전시되었고, 열심히 공부한 엄마들의 책낭송도 이어졌다. 시청 홈페이지에서 우연히 이 사업을 보고 사업을 신청하게 된, 본인을 진짜 평범한 아줌마라고 소개하는 박금혜씨(도당동 책모임 회계담당자)는 "이 프로그램에 아이들에 즐겁게 와서 책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뻤고 무엇보다도 활동 속도가 느린 친구들을 도와가며 함께하는 모습이 감동이었다”라고 마지막 소감을 전한다. 더불어 그녀는 "초반에는 이주민 어머님들이 많이 참가했는데, 생계에 바쁜 이주민 어머님들이 후반으로 갈수록 참여가 힘들어진 점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 '이웃집 새 친구' 종강식 모습

굳이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을 고민하고 가르치지 않아도 이런 활동을 통해서 ‘같이’라는 것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습득한다는 것은 건강한 마을을 만드는 또 하나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 내가 사는 마을에 누가 사는지,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그들과 어떻게 함께하는 지를 아이들이 책과 사람들을 통해서 얻었다면 이 아이들이 자라서 만드는 마을과 이 지역은 건강한 빛깔로 반짝이는 곳일 것이다. 아랫도당동 아이들이여 더 반짝여라, 우리 마을은 너희들로 인해 더욱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