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시 원미구 원미2동 140-1 샤브샤브식당‘사랑채’의 유리창에 걸린 강윤미 씨의 시 <봄의 향연>

따스한 햇살 소리도 없이 노오란 산수유 꽃 위에 
살며시 내려와 앉아 한가로이 졸고 있다.

매미처럼 붙어 있던 겨울 
봄 햇살에 녹아 땅에 떨어졌을까.

민들레 영토는 
아기 손가락 같은 몸짓으로 실바람에 춤춘다.

벤치 옆을 스칠 때 
봄을 마중 나온 햇살이 와락 등에 와 업힌다.

부천시 원미구 원미2동 140-1 샤브샤브식당 ‘사랑채’의 유리창에는 <봄의 향연>이라는 강윤미 씨의 시가 걸렸다. 이는 부천시 원미구 원미2동주민자치센터가 추진한 창작시 공모전의 1등 작품이다. ‘사랑채’와 ‘경인 스튜디오(원미2동 184-1)’, ‘코사마트 경진점(원미2동 149-45)’에도 함께 걸렸다.

부천시 원미구 원미2동은 양귀자 소설가의 ‘원미동 사람들’의 무대이다. 현재의 부천시 원미구 원미동은 전형적인 구도심 지역으로 재개발사업 대상지로 대부분 포함되어 매매도 힘들고 주택수선도 어려워 마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부천시 원미구의 ‘행복한 마을 만들기 사업 공모’에 선정된 원미2동 곳곳에서 정감 넘치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대성병원 건너편 좁은 골목길을 들어오면 미장원이나 슈퍼, 음식점 등의 유리창에 게시된 ‘창작시’가 가득하다. 먼지가 낀 유리창에 시(詩)를 입혔다.

정현욱 씨의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은 ‘금강컴퓨터크리닝(원미2동 184-42)’과 ‘사랑채’에, 정호연 씨의 <민들레 제조법>은 ‘이순미헤어클리닉(원미2동 126-1)’과 ‘미서헤어갤러리(원미2동 189-36)’에, 이민주 씨의 <순백의 꿈>은 ‘성주슈퍼(원미2동 177-112)’, 최명선 씨의 <화석>은 ‘코사마트 경진점’, 김진의 씨의 <봄의 각질>은 ‘반석조경개발(원미2동 174-4)’에서 볼 수 있다.

창작시 뿐 아니라 기성시인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롯데슈퍼(원미2동 184-4)’와 ‘삼원공인중개사(원미2동 195-16)’와 새론원미유치원(원미2동 194-1)엔 정지용의 <호수1>, ‘제일슈퍼(원미2동 189-42)’와 새론원미유치원엔 권태웅의 <오리>, ‘도그앤도그(원미2동 129-9)’엔 한용운의 <복종>, ‘장미인테리어(원미2동 138-22)’엔 윤동주의 <서시>, ‘사랑채’엔 김영랑의 <오~매 단풍 들것네>가 있다.

별빛공원과 쌈지공원 등 원미2동 마을소공원 나무도 지난 5월에 개최한 ‘창작시 공모전’에 입상한 시(詩)들이 시화 판넬로 다시 태어났다.

도미숙 씨는 “작은 변화로 주민의 삶에 위로와 격려가 되는 것 같아 참 좋다. 한 때는 문학소녀였는데 그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은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부천시 원미구 원미2동 주민자치위원회 성장옥 위원장은 “꼭 많은 돈을 들여야 동네가 좋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주민에게 감성의 여유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앞으로도 작지만 감동을 주는 일을 많이 발굴해 인정 많고 살고 싶은 원미2동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미구 원미2동주민센터 032-625-5681]